"3시 1분 전, 우리는 1분간 함께 있었어."
이 한마디가 플러팅이었다는 걸, 당시엔 알지 못했다.
지금은?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순간이다.
왕가위 월드의 시작, 그리고 장국영이라는 전설
왕가위 감독의 1990년작 아비정전(阿飛正傳, Days of Being Wild),
이 영화가 없었다면 중경삼림, 타락천사, 해피투게더, 화양연화도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장국영이라는 배우를 박제한 영화다.
영어제목인 Days of Being wild는 홍콩에 제임스 딘의 [이유없는 반항] 개봉 당시 제목이었어.
이 영화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아니, 어쩌면 사랑 이야기조차 아닐지도 모른다.
왕가위는 기존 영화 문법을 과감하게 깨부쉈다.
기승전결 없이,
스토리가 아니라 감각과 순간으로 사람을 홀리는 영화.
딱 몇 줄의 대사만으로 기억을 남기고,
어떤 감정인지 명확히 설명하지 않아도
그 쓸쓸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영화.
왕가위는 아비정전에서 시간을 영화적으로 재구성했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우리는 결국 고독 속에 남겨진다는 걸,
이 영화는 그렇게 조용히 보여준다.
영상 언어의 혁명, '서사'가 아닌 '스타일'의 힘
기존의 영화들은 서사에 집중했다.
기승전결이 있고, 갈등이 있고, 해결이 있다.
그런데 아비정전은 다르다.
스토리는 흐름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그저 시간이 지나가듯 존재한다.
그 안에서 사람들은 만나고,
잠시 서로의 시간을 공유하고,
결국 각자의 길로 흩어진다.
이 영화는 영상을 단순한 ‘보여주는 도구’로 사용한 게 아니다.
왕가위는 말 그대로 이미지로 감정을 말한다.
이미지와 색감이 곧 이야기다.
배우의 표정과 몸짓이 곧 대사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는 불필요한 장면이 없다.
대사가 없어도, 스토리가 없어도, 우리는 그 감정을 이해한다.
예를 들면,
장국영이 거울을 보며 혼자 머리를 넘기는 장면.
필요 없는 장면일까? 아니다.
그건 자신을 바라보는 마지막 시선,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장국영, 영원히 남은 그 이름
아비정전을 보고 나면, 한 가지 확신이 든다.
이 캐릭터는 장국영이 아니면 절대 안 됐을 거라는 것.
사실 왕가위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처음에는 장국영, 유덕화, 양조위 모두 같은 비중으로 출연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당시 홍콩 영화계에서 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이 너무 많았고,
다른 배우들은 스케줄이 꽉 차 있었다.
그런데 장국영은 달랐다.
그는 아비정전 한 작품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 덕에, 자연스럽게 왕가위 감독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그 결과, 장국영의 비중이 점점 커졌다.
왕가위는 말 그대로 장국영의 영혼을 훔쳐본 것 같았다.
그 선글라스 사이로.
이전까지 장국영은 영웅본색, 천녀유혼 같은 영화에서
연기를 잘하는, 잘생긴 배우 정도로 인식되곤 했다.
하지만 아비정전은 달랐다.
이 영화에서의 그는 숨만 쉬어도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다.
어떤 연기를 하는지조차 분석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자체로 '아비'라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제 장국영을 떠올릴 때,
우리는 아비정전의 그 뒷모습을 기억하게 된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면서도,
사실은 자신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그러면서도 쓸쓸함을 숨기려 애쓰는 그 모습.
영화의 가장 중요한 장면들
(1) 3시 1분 전
1960년 4월 16일, 오후 3시.
장국영이 장만옥에게 말을 건다.
"3시 1분 전, 우리는 1분간 함께 있었어."
그리고 그는 떠나간다.
사랑의 시작도 아니고,
이별도 아니고,
그저 한 순간의 기억이 되어버리는 시간.
(2) 맘보춤 장면
아비가 거울 앞에서 춤을 춘다.
음악은 흘러가고, 그는 가만히 리듬을 탄다.
사실 이 장면이 없어도 영화의 스토리는 유지된다.
하지만 이 장면이 없다면, 이 영화는 완성되지 않는다.
이건 단순한 춤이 아니다.
외로운 한 남자가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3) 다리 없는 새
"다리 없는 새가 있어. 그 새는 땅에 내려앉지 않아."
"평생을 날아다니다가, 지쳐서 떨어질 때가 되면 죽는 거야."
이 말처럼,
아비는 결국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한 채 떠나간다.
이 영화의 엔딩이 그래서 더욱 강렬하다.
그는 결국 사라진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그의 흔적만이 남는다.
양조위, 그리고 '화양연화'로 이어지는 이야기
영화의 마지막,
갑자기 등장하는 양조위.
그는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는다.
그냥 담배를 피우고,
거울을 보고,
자신을 가만히 바라본다.
그 순간,
이 영화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된다.
양조위가 등장하는 마지막 장면은
마치 아비정전의 '후속작'을 예고하듯 남겨졌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화양연화의 주인공이 된다.
즉, 아비정전이 없었다면, 화양연화도 없었다.
왕가위는 영화를 하나의 독립적인 작품으로만 만들지 않는다.
그는 언제나 다음 이야기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4월 16일, 3시 1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들은 언제나 시간과 기억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중에서도 아비정전은 모든 왕가위 영화의 시작점이었다.
우리는 그날 3시 1분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하지만 그 순간은 기억 속에서 영원히 남아 있다.
마치 장국영이라는 배우처럼.
마치 아비정전이라는 영화처럼.
💬 "꿈속에서 만나자."
💬 "그리고 그 순간은, 영원히 3시 1분 전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넷플릭스 영화! 《아비정전》 리뷰 | 감히 점수를 매길 수 없는 명작!
📌 출처: IMDb – 아비정전📌 왕가위 감독의 1990년작, 장국영이라는 배우를 박제한 전설의 영화!📌 이 영화가 없었다면, 이후의 중경삼림, 타락천사도 없었다!📌 지금 봐도 너무 세련된 스타일
kimjooin.tistory.com
넷플릭스 드라마·애니·영화 추천! 후킹지수 TOP 리스트 총정리
넷플릭스·디즈니+·애니플러스! 드라마·영화·애니 추천 리스트 총정리"지금 가장 재미있는 작품은?" 고민된다면 여기서 해결!미국 드라마, 한국 드라마, 애니, 영화, 만화책, 다큐까지 최신 추
kimjooin.tistory.com
🚀 후킹선장 | 콘텐츠 10분 감별소
"독립영화감독이 10분 만에 후킹 여부 판별!"
드라마, 영화, 애니 – 시간 아껴주는 초간단 리뷰 블로그!
'최애 심층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깨비], 공유라는 꿈 - 최애 심층 리뷰 (7) | 2025.03.06 |
---|---|
[하우스 M.D.] | 인간은 왜 거짓말을 하는가? - 최애 심층 리뷰 (6) | 2025.03.06 |
트루 디텍티브 시즌 1 – 매튜 맥커너히, 의미 없는 세계에서 의미를 찾으려는 남자 (6) | 2025.03.06 |
너의 모든 것 (YOU) | 사랑인가, 광기인가? - 최애 심층 리뷰 (4) | 2025.03.06 |
최애 심층 리뷰 | 덱스터(Dexter) - 연쇄살인마를 응원하게 되는 마법? (6) | 2025.03.04 |